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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시, 하논 (한라일보 2014.10.1)
글쓴이 관리자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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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1 오전 10:14:48


[하루를 시작하며] 다시, 하논

필자로서는 칼럼이 나갔을 때 지인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고맙다. 전번에도 두어 사람이 전화를 해줘서 다시 같은 이름으로 칼럼을 쓰게 됐다.오래 전의 얘기지만 친구가 칼럼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했을 때 내심 많이 섭섭했다. 아무런 대책도 없으면서 불평불만이나 한다고 했던 것이다. 칼럼니스트는 불평불만의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또 문제를 제기하고 그 방법까지 처리할 수 있는 필자가 아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관광공사와 공동으로 제주를 방문한 서울, 부산, 광주 등 주요 도시민을 대상으로 제주명품설문이벤트를 통해 2013년 7대 제주 비경을 선정한 바 있다. 걸핏하면 제대로 보전은 못하면서 몇 대 자연환경 등을 선정하기는 쉽지 않다. 비경의 선정보다 귀한 것은 비경을 알리는 홍보노력이 귀하다. 지금의 하논처럼 비경으로 선정하고 잘 가꾸면 어디보다 귀중하고, 5만 년 전의 역사란 것 도 귀중하지 아니한가.
감귤 밭에서 바라보는 한라산, 거문오름에서 바라보는 분화구, 섭지코지 촛대바위 일출, 지삿개 주상절리와 중문해변 절경, 서귀포 칠십리 공원에서 바라보는 천지연폭포, 푸른 바다 위의 일출봉과 우도 협재해변에서의 저녁노을이 7대 제주 비경이다. 세계 7대 자연유산이니 뭐니 해서 7대를 붙여서 그렇지 제주에서도 10대 자연 비경이라면 하논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세계적인 보물로 조명받고 있는 서귀포 하논 분화구에 대해 관광객은 물론 도민들도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관광객의 93.8%, 도민의 73.9%가 하논분화구를 모른다고 했다. 관광객이나 도민 다수가 모른다고 해서 자연의 중요성이 없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5만년을 넘나드는 환경정보는 우리나라에서도 하논밖에 없다고 할 수 있어서 그 가치를 가늠할 수 없다.서귀포시의 호근동과 서홍동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하논분화구는 5만 년 전의 생태계와 기후, 환경정보가 담겨있는 한반도 유일의 마르형 분화구로 복원사업은 2600억 원 규모로 분석됐다.
토지매입비가 1280억 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절반가량을 차지,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선 토지매입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하논은 둘레가 3774m, 면적이 126만6825㎡(38만3214평)다. ㎡법으로 감이 안 잡히는 독자를 위해 부득이 사용했다. ㎡를 평으로 환산은 ㎡×0.3025평을, ㎡로 바꾸는 것은 평×3.3058이다. 혁신도시는 115만939㎡(34만8159평) 이어서 1800세대 5000명이 거주할 계획이다. 하논의 바닥 면적과 비슷하다.하논은 둘레가 3774m, 분화구 직경이 1㎞가 넘는다.
500여 년 전 화구벽의 낮은 곳을 허물어 논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근래에 들어 땔감을 하고 귤 농사를 지으면서 천연림이 파괴되어 버렸다. 또한 각종 개발 등 난개발의 위험에 처해 있다.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자연에 대한 가치가 바뀌고 있다.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 국제사회가 대한민국 정부에 권고한 하논분화구를 복원하고 보전하여 먼 훗날 우리의 후손까지 공유해야 할 지구의 자산을 지켜내야 한다.하논분화구는 쉽지 않은 사업임을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약 1㎞가 넘는 북쪽 사면의 잡목과 밀감과수원을 보상해 줘서 광활한 하논의 바닥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신공항, 신화역사공원, 해저터널 등 엄청난 사업들이 우선이라고 해서 하논 복원은 막연히 미루어져서는 안 된다. 하논 분화구 복원사업은 2012년 제주에서 개최된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발의안으로 채택되어 국제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추진되고 있다.
서귀포시청의 하논 분화구복원 용역최종보고회에서 책임연구원은 정부와 도정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오태익 칼럼니스트>